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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다리를 놓다

j미르호 2008. 2. 16. 17:08


 

서남해 섬 다리를 놓다 해양 관광 날개를 달다



전남 신안군 압해도와 목포를 잇는 압해대교. 아치형 교량 구간이 완성된 데 이어, 진?출입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설 연휴에는 6일 동안 임시 개통돼 차량 3만7000여 대가 이용했다.

연륙·연도교 건설 잇따라… 2020년 103개 놓여 육지 연결된 강진·완도 등 주말 관광객 '북적'

지난 12일 전남 무안군 운남면 성내리 바닷가. 몸을 가누기 힘든 세찬 바람 속에 바다 쪽을 향해 팔을 벌린 타워크레인이 조금씩 흔들리는 듯했다. 바다 건너편 700여m 거리에 신안 압해도가 보이고, 바닷물 위에는 일직선으로 12개의 교각이 솟아 있다. 이쪽 육지에서 첫 교각을 향해 폭 22m, 두께 5m가량의 대형 콘크리트 박스가 공중에 뜬 채로 50여m가량 뻗어나가 있다. 무안 운남~신안 압해를 잇는 길이 925m의 연륙교(운남대교) 건설 현장이다. 착공 4년 6개월 만에 하부공사를 끝내고 최근 상부 공사를 시작했다. 한쪽에서 30m 길이의 콘크리트 박스를 만든 뒤 이를 유압동력장치로 조금씩 밀어내 바다 가운데 교각 위로 올려놓는 압출공법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정 36%로 2011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이승우 감리단장은 "예산 배정이 늦어져 공사가 다소 지연됐지만, 최선을 다해 예정된 공기에 맞춰 개통하겠다"고 말했다. 다리가 개통되면 압해도에서 광주까지 배와 자동차로 2시간 넘게 걸리던 것이 30~40분대로 단축될 전망이다. 목포~무안공항 통행시간도 크게 줄어든다.

◆연륙·연도교 잇달아 개통

서남해안 다도해의 주요 섬들이 해상교량으로 육지와 잇달아 연결되고 있다. 전남 해안에서는 1930년 여수 오동도에 연륙교가 놓인 이후 지난해 강진 마량~완도 고금 간 고금대교까지 육지와 섬(연륙), 섬과 섬(연도)을 잇는 다리 35개가 놓여졌다.


현재 영광 홍농~백수, 신안 증도~사옥, 완도 신지~고금 등 27개의 다리가 공사 중이거나 설계에 들어갔다. 올해는 노화~보길에 이어 목포~압해와 고흥 녹동~소록 구간이 오는 8월 개통된다. 앞으로도 41곳에서 연륙·연도교 사업이 새로 추진돼 2020년까지 103개의 해상교량이 건설될 예정이다.

고성석 전남도 공항도로계획담당은 "신안 압해~암태 간 '새천년대교'가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갔고, 2012세계박람회에 대비한 여수 화양~적금 간 연륙·연도교 설계가 올해 시작된다"며 "이들 다리는 국가의 미래가 걸린 해양개발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리 자체가 관광자원

바다를 가로지르는 이들 다리 중에는 세계적인 규모 등 그 자체로 명물 관광자원이 될 것들이 적지 않다.

여수산업단지와 광양을 잇는 2개의 다리 가운데 광양~묘도 구간은 현수교로 주 경간장(교각 사이의 거리)이 1545m로 세계에서 3번째로 길다. 콘크리트 주탑 높이는 270m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선박통과 높이도 최고 85m에 달해 대형 컨테이너선박이 마음 놓고 광양항을 드나들 수 있다.

광양시와 시공사는 이 다리를 비롯, 국내 해상교량들을 소개하는 홍보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윤태섭 현장소장은 "관광객과 학생 등에게 세계적인 다리의 시공 과정을 한눈에 보여줄 홍보관 건립비가 하루빨리 예산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수~고흥 간 연륙·연도교 12개는 자연경관 등을 고려해 현수교·사장교·아치교 등 각각 다른 형태로 건설될 예정이다. 완공 후 이곳을 달리면 다도해 풍경과 함께 현대 교량기술의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

◆섬 주민 삶이 바뀐다

섬들이 육지와 연결되면서 주민들 생활과 지역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설 연휴를 맞아 지난 5~10일 연륙교가 임시 개통된 압해도에는 차량 3만7000여 대가 다녀갔다. 이전 명절 때 배를 이용해 압해도로 들어간 차량은 4000여 대에 불과했었다. 지난해 완도 고금과 연결된 강진 마량항은 관광객이 30% 이상 늘어 주말이면 숙박업소 6곳과 횟집 20여 곳이 자리가 없을 만큼 북적인다.
2005년 말 육지와 연결된 완도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은 피서객이 15만 명에서 2006년 65만 명, 지난해 97만 명으로 늘었다. 안태호 완도군 관광시설계장은 "최근 신지도에 대한 투자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해수욕장 일대 67만4000여㎡에 민자 등 3300여억원을 들여 호텔·콘도·펜션 등을 세우고 사계절 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양관광시대 활짝

전남도는 연륙·연도교 사업을 계기로 해양관광 개발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남에는 전국 3000여 개 섬 가운데 3분의 2가 몰려 있다. 이들 섬을 권역별로 묶어 다양한 주제의 해양관광벨트를 만드는 '갤럭시 아일랜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은·암태·팔금·안좌·비금·도초 등 530여 개 섬들이 마름모 모양으로 모여 있는 '다이아몬드제도'는 해양·레저·휴양단지와 야생동물공원, 골프장 등을 갖춘 해양관광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도는 이곳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도록 압해~암태 간 새천년대교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주동식 전남도 관광문화국장은 "연륙·연도교는 육지와 섬을 아우른 전혀 새로운 차원의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며 "이를 발판 삼아 해양관광시대를 활짝 열어갈 계획"이라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