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ho/스포츠

박찬호, 마침내 FA 먹튀 오명 벗었다

j미르호 2008. 7. 3. 20:26

  일단 잘 던지고 볼 일이다.

 메이저리그 역대 대표적인 '먹튀'로 꼽혔던 박찬호(LA 다저스)가 그 오명을 벗어던지고 있다. 올시즌 전성기에 버금가는 피칭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케이블인 CBS스포츠라인의 온라인 협력사인 '블리처 리포트'는 3일(한국시각) 올시즌 샌프란시스코 배리 지토의 부진을 전하는 기사에서 먹튀 오명이 박찬호에서 지토로 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토는 2006년말 역대 FA 투수 최고액인 1억2600만달러를 받고 오클랜드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 투수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2년 사이영상을 받았던 지토는 지난해 11승13패 방어율 4.53으로 부진을 보이더니, 올시즌에는 3승12패에 방어율 5.99로 최악의 투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블리처 리포트는 지토가 올해 20패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를 데려온 브라이언 새빈 단장의 입장이 더욱 난처해졌다고 덧붙였다.

 블리처 리포트는 이를 두고 '지토 덕분에 박찬호, 대런 드라이포트, 마이크 햄튼 등 대박을 터뜨린 FA들이 이제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게 됐다'고 표현했다.

 드라이포트는 이미 은퇴했고, 햄튼은 2005년까지 애틀랜타에서 던진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상태다.

 반면 박찬호는 지난 몇년간의 슬럼프를 딛고 올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다저스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승2패 1세이브 방어율 2.45를 기록중이다. 블리처 리포트는 박찬호가 부상에서 완벽하게 벗어나 전성기의 강속구를 되찾았고, 메이저리그 10년 이상의 경험에서 쌓인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1년말 FA 신분으로 다저스를 떠나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박찬호는 기나긴 부진에 빠지면서 먹튀 리스트의 단골 손님으로 거론돼 왔다. 레인저스 역대 최악의 FA라는 둥, 내셔널리그 떠나 힘을 못쓰게 됐다는 둥의 비아냥이 늘 그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올시즌 보란 듯이 일어서면서 미국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찬호는 올시즌 후 또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지금처럼 호투가 이어진다면 또 한번의 FA 대박이 터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편, 다저스는 이날 부상에서 벗어난 일본인 투수 구로다를 빅리그로 복귀시키면서 신인 클레이튼 커쇼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다. 이에 따라 불펜으로 복귀한 박찬호가 다시 선발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