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대한 민국 야구는 강했다. 한국이 '아마추어 야구 최강' 쿠바에 역전승을 거두며 6연승으로 메달 획득을 향해 고삐를 당겼다.
한국은 19일 우커송 제 1구장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본선 풀리그 6차전 쿠바전서 선발 송승준의 6⅓이닝 3실점 호투와 4회 대거 5득점하는 등 9안타로 7득점한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7-4 역전승을 거뒀다. 거함 쿠바마저 격침한 한국은 이날 승리로 6승 무패(19일 현재)를 기록하며 단독 1위에 오르는 동시에 그동안 프로가 출전한 공식 경기서 쿠바에 당한 7연패를 앙갚음했다.
먼저 기세를 올린 팀은 쿠바였다. 쿠바는 2회초
프레드리히 세페다의 볼넷과 알렉세이 벨의 우익선상 2루타로 무사 2,3루 찬스를 맞았다. 선발
송승준은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고영민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간 덕분에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아냈으나 후속 타자
아리엘 페스타노에게 2타점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하며 선제점을 내주었다.
뒤이어 쿠바는 톱타자 히오르비스 두베르겔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평소에 비해 슬라이더, 커브를 많이 구사하며 타자 제압에 심혈을 기울였던 송승준은 코너워크 제구와 오프 스피드 피칭에 실패하며 2회서만 3실점하며 분위기를 상대에 넘겨주고 말았다.
0-3으로 뒤진 한국은 이대호의 몸에 맞는 볼과 이진영의 볼넷 출루로 1사 1,2루 만회점 찬스를 맞았다. 그러나 이택근과 강민호가 각각 우익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나며 2회 점수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스리쿼터 투구폼으로 횡으로 변하는 움직임이 컸던 노르헤 루이스 베라의 공을 공략하지 못한 타자들의 배팅이 아쉬웠다.
90년대 호세 콘트라레스와 쿠바 마운드를 이끌었던 베테랑 베라에게 3회까지 무안타로 묶였던 한국 타선은 4회 빅요한드리 오델린으로 상대 투수가 바뀌자 힘을 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현수의 우익선상 2루타로 첫 안타를 터뜨린 뒤
이대호, 이진영의 연속 볼넷 등으로 2사 만루 찬스를 맞은 뒤 강민호의 1타점 좌전 안타로 만회점을 올렸다.
후속 타자
고영민은 오델린의 가운데로 몰린 공을 그대로 밀어치는 교과서적인 타격으로 2타점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3-3 동점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이용규의 기습 번트는 바뀐 투수 노베르토 곤살레스의 1루 악송구로 2점을 뽑아내는 타구로 돌변했다. 강민호와 고영민은 악송구 덕택에 홈을 밟으며 5-3 역전점을 만들어냈다.
선발 송승준은 5회 선두타자 두베르겔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루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위기 다음 기회'라는 이야기는 6회 한국 공격서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9번 타자 고영민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 성공에 포수의 송구가 외야로 흘러 가는 사이 3루까지 진루했다. 타석의 이용규는 기교파 우완 루이스 로드리게스의 공을 내려치는 정확한 타격으로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고영민을 홈으로 인도, 6-3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한국은 7회 이종욱의 1타점 우익수 방면 적시타로 쐐기점을 뽑아내는 저력까지 보여주었다.
선발 송승준은 6⅓이닝 5피안타(사사구 4개, 탈삼진 3개)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시켰다. 송승준은 초반 변화구를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로 제구하는 데 실패하며 2회 3실점하기는 했으나 이후 노련한 경기 운영능력을 보여주며 쿠바를 상대로 선발승을 따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지난 1999년 11월 4일 호주 시드니서 열린 제 14회 대륙간컵 예선서 연장 10회 4-3 승리를 거둔 이후 쿠바전서 첫 승을 거뒀다. 이는 프로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참가하기 시작한 이후 첫 승을 거둔 것이다.
또한 한국은 20일 네덜란드전서 패하더라도 6승 1패를 기록하게 되어 승자승 원칙에 따라 쿠바를 제치고 본선 1위로 4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사진> 19일 한국-쿠바전서 선발 송승준이 역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