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는 펠프스, 땅에는 볼트라는 메아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총알탄 사나이'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가 100m와 200m에 이어 400m 계주에서도 세계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볼트는 자신의 마지막 종목인 400m 계주에서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베이징 올림픽 단거리 육상 영웅으로 우뚝 섰다.
볼트가 속한 자메이카는 22일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37초10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1992년 바로셀로나와 1993년 슈트트가르트에서 각각 미국팀이 작성한 종전 세계 기록과 올림픽 기록(37초40)을 0.30초 앞당긴 것이었다.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미국이 전날 열린 예선에서 바통 터치 실수로 탈락한 터라 자메이카의 우승에는 거칠 것이 없었다. 전날 예선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볼트는 이날 3번째 주자로 등장했다. 포복이 큰 특유의 주법으로 선두로 치고 나간 볼트는 마지막 주자 아사파 파월에게 바통을 넘겼다. 파월은 2위 트리니다드토바고(38초06)를 현저한 차이로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3위는 일본(38초15).
이미 스프린트 더블(100m와 200m 동시 우승)를 달성한 볼트는 이로써 1984년 칼 루이스(미국) 이후 24년 만에 단거리 3종목을 석권한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3종목 동시 석권은 올림픽사(史)를 통틀어 볼트가 4번째다. 이전까지 칼 루이스를 비롯, 제시 오웬스(1396년 베를린)·바비 모로(1956년 멜버른·이상 미국)만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볼트의 3관왕은 모두 세계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라 순도가 더욱 높다. 볼트는 지난 16일 100m에서 9초69를 찍어 최초로 9초70대의 벽을 무너뜨린 데 이어 지난 20일일에는 200m에서 19초30으로 마이클 존슨(미국)이 가지고 있던 종전 세계 기록(19초32)을 0.02초 경신했다. 단거리에서 볼트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한편 자메이카는 우승을 확신했던 여자 400m 계주에서 바통을 놓쳐 실격,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