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며 8년만에 세계 정상을 탈환했다.
미국은 24일 베이징올림픽 농구경기장에서 열린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27점을 폭발시킨 드웨인 웨이드와 코비 브라이언트의 4쿼터 대활약에 힘입어 난적 스페인을 118-107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 동메달의 아픔을 딛고 정상에 오른 미국 남자농구는 올림픽 통산 13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또한 전날 호주를 꺾고 우승한 미국 여자농구와 함께 8년만에 남녀 동반우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단 한번도 세계정상에 서지 못했던 미국 남자농구. 명예 회복을 뜻하는 '리딤팀(redeem Team)'이라는 애칭을 내세워 정상탈환을 목표로 베이징올림픽에 임했다. 경기당 득점 106.3점, 8경기 평균 27.9점차의 전승. 아르헨티나, 스페인, 그리스 등 그동안 미국의 자존심을 꺾었던 라이벌들을 완파하며 '드림팀(dream team)'의 명성을 되찾았다.
2006 세계선수권 우승팀 스페인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예선전에서 미국에 37점차 대패를 당했고 주전 포인트가드 호세 칼데론이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유럽 최고의 팀이 가진 자부심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미국은 1쿼터에만 38점을 퍼붓는 화력을 과시했으나 스페인도 31점을 기록하며 맞붙을 지폈다. 미국은 2쿼터 한때 웨이드와 르브론 제임스의 득점포에 힘입어 14점차까지 앞서갔다. 강력한 압박수비로 가로채기를 해낸 후 속공득점을 연결시켜 스페인의 기세를 꺾는 듯 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루디 페르난데스를 앞세워 추격전을 펼쳤고 전반은 미국이 69-61로 근소하게 앞선 채 끝났다. 웨이드는 전반에만 21점을 기록해 미국의 공격을 주도했다.
스페인은 3쿼터 들어 2-3 지역방어를 강화해 미국의 공세를 약화시켰고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와 파우 가솔의 활약으로 점수차를 4점으로 좁혔다. 이에 미국은 벤치에 앉아있던 웨이드를 투입해 다시 10점차 리드를 되찾았다.
스페인은 4쿼터 초반 전열을 재정비해 맹공을 펼쳤다. 파우 가솔의 앨리웁 덩크와 루디 페르난데스의 3점슛이 연거푸 터지면서 89-91, 2점차로 추격했다. 미국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됐다.
이때 미국의 해결사 코비 브라이언트가 전면에 나섰다. 중거리슛으로 숨통을 트인 브라이언트는 드와이트 하워드의 덩크를 어시스트한 데 이어 3점슛을 작렬시켰다. 104-99로 앞선 종료 3분전에는 3점슛 성공에 이은 추가자유투까지 성공시켜 점수차를 9점으로 벌렸다.
스페인은 다시 4점차로 추격했으나 종료 2분2초전 웨이드가 귀중한 3점슛을 터뜨려 스페인의 추격의지를 눌렀다. 코비는 종료 1분10초전 결정적인 플로터를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브라이언트는 20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르브론 제임스는 14점 5리바운드를 보탰다. 스페인에선 43점을 합작한 가솔과 페르넨데스의 분전이 돋보였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