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달리기 - 브레이킹을 아껴라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이 많아 도로 또한 대부분 산을 끼고 있다. 산악지형 도로는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고, 구불구불해 운전이 어렵게 느껴진다. 강원도의 한계령이나 미시령 같은 도로를 가끔 지나다니는 여행객들은 연속되는 급커브에 긴장하기 마련이며, 때로는 중앙선을 넘어오는 대형차를 만나기도 한다. 이런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아웃'과 '슬로 인' 반드시 지켜야코너링 방법은 ‘아웃 인 아웃’(out in out)과 ‘슬로 인 패스트 아웃’(slow in fast out)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앞의 것은 도로 바깥쪽에서 진입, 코너 안쪽으로 지나 바깥쪽으로 나간다는 의미, 뒤는 코너 진입 때 속도를 낮추고 나갈 때 속도를 높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차의 구조와 역학적인 움직임을 이용해서 안전하고 빠른 달리기가 가능하다.
이 두가지는 스포츠 드라이빙이나 자동차경주에서는 필수적인 테크닉에 속한다. 이것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으면 운전재미를 더욱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층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완전히 익히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보통 운전자에게는 쉽지 않은 기술이다.
오른 코너는 '아웃 인 인'으로 통과
일반 운전자가 길을 달릴 때 두 가지 원칙을 따를 필요는 없다. 자동차경주처럼 빠르게 달릴 이유가 없으므로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운전을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아웃’ 과 ‘슬로 인’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즉 바깥쪽에서 진입해 도로를 직선화시키고, 진입 때는 반드시 속도를 낮추는 것이다. 커브길 사고는 대부분 코너 진입이 빨라서 일어난다. 코너링 도중 브레이크를 밟는 것만으로도 위험한데 진입이 빨라 브레이크를 심하게 밟는다면 브레이크는 제 역할을 못하고 차는 갈팡질팡하게 된다.
코너링 도중 브레이크를 밟으면 바깥쪽 앞바퀴에 차무게가 집중되어 차체 균형이 쉽게 무너지고, 바깥쪽으로 밀려난다. 국산차는 대부분 앞바퀴굴림 차여서 이런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코너에 들어가기 전에 브레이킹을 끝내고, 속도를 낮추어 진입하며 코너링 도중에는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이 ‘슬로 인’이다.
좁고 급한 커브에서 방어운전을 위한 코너링 방법으로는 좌우 커브에 따라 다른 주행라인을 타야 한다. 왼코너의 경우는 ‘아웃 아웃 아웃’ 라인을 타 가능하면 중앙선에서 멀리 떨어져서 통과한다. 맞은편 차가 혹시 중앙선을 넘어오더라도 위험을 벗어날 기회를 줄 수 있다. 버스나 대형트럭의 꽁무니도 조심한다. 버스의 앞머리도 중앙선을 침범하지만 뒷바퀴와 꽁무니의 거리가 멀어 바퀴는 차로 안에 있는데 꽁무니가 중앙선을 넘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오른 코너는 ‘아웃 인 인’으로 라인을 잡는다. 진입 때의 아웃은 도로를 넓게 사용해 탈출로에서 가능한 직선자세를 유지하기 위함이고, 코너링 중에 중앙선 쪽으로 차를 몰고 가지 않기 위해서이다. 또한 중앙선을 넘어오는 상대차와의 거리를 벌리는 효과도 있다.
커브 각도나 도로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종 표지판을 잘 살핀다. 커브 전에는 대부분 진행방향 화살표가 있으므로 주의해 살피고, 특히 반사경이 있는 곳은 매우 급한 헤어핀( 머리 핀처럼 생긴 급코너))이 있다는 주의표시다. 쭉 뻗은 길을 달리다 코너 부근에 반사경이 보이면 반드시 속도를 줄이고, 반사경을 통해 반대쪽 상황을 파악한다.
그리고 가끔은 먼 곳을 살핀다. 구불구불한 도로에서는 먼 곳에서 오는 차가 가끔 보인다. 어디쯤 대형차가 오는지를 미리 생각해 두면 훨씬 안전하게 코너를 돌 수 있다.
가끔씩 냉각수 온도를 살핀다
심한 경사로에서는 엔진 회전수를 떨어뜨리지 말아야 한다. AT 차의 경우 D레인지에 놓고 심한 경사로를 오르면 계속 변속이 되어 주행느낌을 해치고 엔진 회전수를 떨어뜨리며 힘을 잃어 애를 먹는다. 차의 기능에 따라 방법이 다르지만 일반 AT 차의 경우 2레인지, 급경사로에서는 1레인지를 사용해 변속 없이 힘차게 오르도록 한다. H트로닉스가 달린 차는 오르막이나 내리막에서 이 기능을 적극 활용한다. 3단 혹은 2단에 고정시켜 변속을 방지하는 주행법이 필요하다. 대체적으로 2천500~4천rpm의 엔진 회전수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운전하면 차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기분 좋게 운전할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엔진 냉각수 온도를 살펴본다.
내리막에서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만약 풋 브레이크가 고장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큰 고갯길에는 브레이크 고장을 대비해 대피장소를 만들어 놓았지만 효용가치가 없다. 너무 적기 때문이다.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나면 일차적으로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고, 이차적으로 핸드브레이크를 사용한다. 프로급 드라이버라면 핸드 브레이크를 사용해 차의 방향을 180도 바꾸는 기술을 응용할 것이다. 옆으로 부딪쳐 차를 세우는 것도 안된다면 핸들을 도로 중앙 쪽으로 급하게 꺾으면서 핸드 브레이크를 힘껏 당긴다. 차 뒤쪽이 미끄러지면서 한 순간에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