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투수에는 선동열 전 삼성감독이 뽑혔다. 한국과 일본을 모두 점령한 국보급 투수다. MVP만 3차례 수상했고, 골든글러브는 6번 받았다. 공의 구위, 제구력, 연투능력에 경기 운영 능력까지 모든 면에서 최고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포수로는 이만수 SK 2군 감독이 선정됐다.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프로야구 초창기 인기몰이를 한 인물 중 하나로 83∼85년 3년간 홈런왕에 오른 강타자였다. 84년엔 타율-홈런-타점의 타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1루수는 이승엽(오릭스)이 선정됐다. 드림팀의 유일한 현역 선수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한국 프로야구의 암흑기에서 한국야구를 짊어졌던 인물. 국제대회에서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터뜨려 팬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했다. 2루수는 박정태 롯데 2군 감독의 자리다. 팬들에게 근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독특하면서도 저돌적인 타격폼은 여전히 따라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3루수로 나선다. 82년 세계선수권 결승전에서의 3점홈런으로 팬들에게 기억되는 한 감독은 역대 최고의 해결사로 꼽힌다. 유격수에는 이종범(KIA) 박진만(SK)를 제치고 김재박 전 LG 감독이 선정됐다. 공수주 3박자를 봤을 땐 김재박을 능가하는 선수는 없다는 중론이었다. 유격수인만큼 수비가 중요한데 빠른 타구판단과 발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다. 교타자에 주루 센스까지 좋아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이 딱 어울렸다.
외야수에는 장효조 삼성 2군 감독, 이순철 전 LG감독,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이 선정됐다. 모두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안타제조기'란 별명의 장효조 감독은 10년간 통산타율이 3할3푼1리에 달한다. 이순철 전 감독은 공수주를 모두 갖춘 코칭스태프가 걱정할 것이 없는 외야수였고, 이정훈 감독은 90년대 초반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끈 톱타자였다.
지난해 성대한 은퇴식을 갖고 그라운드를 떠난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이 지명타자 자리를 꿰찼다. 안타 홈런 타점 등 타격에 대한 통산 기록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양준혁은 실력은 물론이고, '만세타법'과 언제나 최선을 다해 달리는 열정으로 팬들의 가슴에 기억되고 있다.
이 10명의 선수들이 동시대에 뛰어 국가대표로 나갔다면 모든 국제대회를 휩쓸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