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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수입 SUV 열전…"소비자는 즐겁다"

j미르호 2012. 5. 27. 09:31

국산·수입 SUV 열전…"소비자는 즐겁다"

지난 24일 베이징모터쇼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두 대의 신차 출시가 발표됐다. 쌍용자동차의 렉스턴W와 벤츠 M클래스로, 모두 SUV다. 순간 인근 현대자동차와 토요타-렉서스, 아우디 부스에서는 긴장감이 흘렀다. 지난달 렉스턴W와 세그먼트가 겹치는 신형 싼타페를 출시한 현대차로서는 렉스턴W가 관심사고, 이달 RX350과 Q3를 잇달아 내놓은 렉서스와 아우디로서는 벤츠 M클래스를 눈여겨 볼 수밖에 없다. 국내 SUV 세그먼트에서 치열한 경쟁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 국내 출시 주요 SUV 신모델 제원·가격 비교. 사진은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차 싼타페, 쌍용차 렉스턴W, 아우디 Q3, 렉서스 RX350, 벤츠 M클래스 ⓒ 각사, 데일리안 취합

올 2분기 들어 유난히 SUV 신차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풀체인지나 페이스리프트 주기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출시가 몰리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자동차업체 입장에서는 피말리는 경쟁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즐겁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선택의 폭이 늘어날 뿐 아니라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도 더욱 공손해진다.

신형 싼타페 VS 렉스턴W

먼저, 대중들에게 현실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모델로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와 쌍용차의 렉스턴W 등 국산 SUV가 좋은 맞수다.





◇ 현대차 신형 싼타페 ⓒ현대자동차

싼타페는 최저 트림이 2802만원 최상위 트림이 3776만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쌍용차는 렉스턴W의 가격을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싼타페와 비슷한 수준인 2700~3600만원대로 잠정치를 만들어놓고있다.

두 모델은 같은 7인승 중형 SUV인데다, 엔진 배기량도 비슷하다. 더구나 현대차와 쌍용차가 싼타페와 렉스턴W의 마케팅 포인트로 '프리미엄 SUV'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덩치 큰 SUV를 원한다면 렉스턴W가 단연 우위다.

렉스턴W는 전장이나 전폭, 전고 등 전반적인 사이즈가 싼타페보다 크다. 특히 전고는 싼타페가 도심형 SUV를 지향하며 크게 낮춘 관계로 16cm나 차이가 난다.

레그룸 등 실내 공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축거도 13.5cm의 차이를 보여 전반적으로 사이즈 면에서는 렉스턴W가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력성능이 그 큰 덩치를 뒷받침해줄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다.

같은 2.0ℓ급 모델로 비교하면 싼타페가 최고출력 184마력, 렉스턴W가 155마력으로 무려 29마력이나 차이가 난다. 최대토크 역시 싼타페가 41kg·m, 렉스턴W 36.7kg·m로 우열이 뚜렷하다.

200마력에 44.5kg·m의 힘을 내는 싼타페 2.2ℓ급과 렉스턴W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 쌍용차 렉스턴W ⓒ쌍용자동차

렉스턴은 출시 초기부터 2006년식 모델까지 3.2ℓ급 엔진이 최상위였고, 2.7ℓ급이 최하위 라인업일 정도인 고배기량 SUV였다. 렉스턴W 바로 전 모델인 슈퍼 렉스턴까지도 주력은 2.7ℓ급이었고, 2010년에 들어서야 2.0ℓ급 모델이 추가됐다.

올 초에는 유로5 환경기준에 미달하는 2.7ℓ급 모델이 단종됐고, 렉스턴W로 넘어오면서 2.0ℓ급으로 엔진 라인업이 단일화됐다.

쌍용차 측은 렉스턴W에 장착된 2.0ℓ급 신형 e-XDi200 LET 한국형 디젤엔진이 연비를 높이면서도 출력을 강화한 고효율 엔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수치상으로 경쟁차인 싼타페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이는 큰 덩치에 걸맞은 강력한 동력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벤츠 M클래스 VS 렉서스 RX 350

최근 출시된 SUV 중 최고급 모델은 단연 벤츠의 신형 M클래스다. 가장 큰 덩치와 럭셔리한 편의사양, 뛰어난 동력성능에 '벤츠'라는 럭셔리 브랜드까지 지녔다.





◇ 벤츠 M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하지만, '가장'이라는 타이틀을 모조리 휩쓴 만큼 가격도 가장 비싸다. 최상위 트림 가격은 1억5090만원에 달하며, 기본모델도 7990만원에 이른다. 이는 국산 SUV의 3~5배에 달할 뿐 아니라 최근 출시된 다른 수입 SUV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전통적으로 벤츠 M클래스의 경쟁 모델로는 같은 독일 럭셔리 브랜드인 아우디 Q7이나 BMW X5가 꼽힌다. 하지만 벤츠 M클래스는 최근 모델 체인지를 거쳤다는 메리트가 있고, 그러면서도 가격을 낮춰 경쟁차와의 가격차를 기본형 기준 1000만원이상 벌렸다.

최근 출시된 수입 SUV 중 벤츠 M클래스와 비슷한 덩치를 지닌 모델로 렉서스 RX350이 있다. 독일 럭셔리 브랜드들은 항상 '그들만의 리그'를 벌여왔지만 렉서스도 토요타가 독일차 잡겠다고 야심차게 내놓은 럭셔리 브랜드니 한번 비교해 볼만은 하다.

대신 비교 대상은 벤츠 M클래스 중에서도 가장 저렴하고 배기량이 낮은 ML250에 한정해야 할 것 같다.





◇ 렉서스 RX350 ⓒ한국토요타

차체 크기나 실내공간은 벤츠 M클래스가 월등하다. RX350 대비 전장과 전폭이 5cm가량 크고 축거도 17cm 이상 길어 훨씬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동력성능은 디젤과 가솔린 엔진의 차이로 인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M클래스 쪽이 우세하다는 평이 많다.

SUV에도 가솔린 엔진을 주로 사용하는 일본 업체들의 특성상 렉서스 RX350 역시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큰 덩치에 걸맞은 3.5ℓ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덕에 최고출력은 277마력으로, 204마력의 벤츠 ML250을 압도한다.

하지만, 벤츠 M클래스의 파워트레인은 디젤 엔진의 특성상 힘(토크)이 좋다. ML250은 2.2ℓ 저배기량 엔진으로도 RX350의 3.5ℓ급 엔진(35.3kg·m)보다 월등한 51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디젤 엔진은 연비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는다. 신 복합연비 기준 ML250은 11.9km/ℓ로 9.1km/ℓ인 RX350보다 우세하다. 특히, 가솔린보다 저렴한 디젤 연료 가격까지 감안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렉서스는 RX 시리즈의 하이브리드 버전인 RX450h의 페이스리프트 모델까지 합류한 뒤에야 연비를 논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벤츠 M클래스가 우위를 보이고는 있으나, 렉서스라는 브랜드에 벤츠 못지않은 럭셔리 이미지를 지녔다는 평가를 내려줄 수 있는 소비자에게는 두 모델의 가격차가 중요한 판단 요인일 수 있다.

애초에 두 모델의 가격차가 큰데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벤츠 M클래스의 가격을 낮춘 것 이상으로 한국토요타도 렉서스 RX350에 대한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RX350의 최고 트림 가격은 7300만원으로, M클래스 최저 트림인 ML250보다도 700만원 가량 저렴하다. 최저 트림끼리 비교하면 격차는 1440만원까지 벌어진다.

도심형 콤팩트 SUV, 아우디 Q3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또 하나의 SUV로 아우디 Q3가 있지만, 이 모델은 벤츠 M클래스나 렉서스 RX350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 차급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소형 SUV인 Q3는 대형 SUV들보다 전장, 축거가 30~40cm가량 짧을 뿐 아니라 승차인원(5명)도 적다.

엔진 출력도 떨어진다. 2.0ℓ급 디젤 엔진으로 177마력의 최고출력과 38.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 아우디 Q3 ⓒ아우디코리아

하지만, Q3는 의도적으로 콤팩트하게 개발된 모델일 뿐, 프리미엄 이미지와 고급 편의사양은 아우디의 혈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작은 사이즈를 감안하면 동력성능도 부족함이 없다.

세단으로 착각할 만한 도심형 디자인은 SUV로서는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특정 팬층을 형성하기에는 충분하다.

과도하게 크지 않은 차체에 세단과 SUV의 중간쯤 되는 디자인 및 활용성을 선호한다면 수입 대형 SUV보다 저렴한 아우디 Q3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는 Q3의 가격은 5470만원으로, 국산차에 비하면 월등히 높지만, 수입 프리미엄 SUV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