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결산]▲중국의 비상, 미국의 추락중국이 개최국 이점을 안고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종합순위 1위에 올랐다. 중국은 목표로 했던 금메달 40개를 일찌감치 훌쩍 뛰어넘어 무려 49개의 금메달을 일궈냈다. 반면 '스포츠 강국' 미국은 중국의 강세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특히 미국으로선 가장 믿었던 육상에서 자메이카, 러시아 등에 밀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과거 미국과 함께 스포츠 양대산맥을 이루던 러시아도 초라한 성적으로 힘겹게 상위권을 유지했다.
▲'8관왕' 펠프스, 마크 스피츠를 뛰어넘다
2008 베이징올림픽 최고스타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3·미국)다. 4년전 아테네올림픽에서 6관왕을 차지한 펠프스는 이번 대회에서 완벽한 기량을 뽐내며 올림픽 수영 8관왕이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마크 스피츠가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세운 7관왕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8개의 금메달 가운데 7개가 세계신기록을 만큼 펠프스가 이룩한 위업은 무결점이었다. 개인 통산 14개의 금메달을 손에 넣은 펠프스는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 보유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자메이카 특급' 볼트,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선더볼트'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는 별명대로 '번개'같은 속도로 육상 금메달을 휩쓸었다. 남자 육상 100m 결승에서 늦은 스타트와 레이스 후반 신발끈이 풀리고 양팔을 벌린 채 뛰는 여유(?) 속에서도 세계 신기록을 작성해 화제를 모았다. 볼트는 200m, 400m 계주에서도 세계 신기록을 작성해 금메달을 추가했다. 볼트의 활약 속에 자메이카는 육상에서 6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호화군단' 아르헨티나, 40년만에 축구 2연패 달성리오넬 메시 등 세계적인 스타로 이뤄진 아르헨티나가 남자 축구에서 6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전에서는 라이벌 브라질을 3-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킨 뒤 결승에서 나이지리아 마저 1-0으로 제압했다. 아르헨티나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2연속 올림픽을 제패하는 영광을 누렸다. 올림픽 축구 역사상 2연패를 달성한 4번째 국가로 기록됐다. 이 기록은 헝가리(1964, 1968)에 이어 40년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 '中 허들스타' 류시앙, 기권으로 추락한 영웅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개최국 중국의 스타로 가장 주목받았던 류시앙. 하지만 육상 남자 110m허들에게 금메달을 안겨줄 것이라는 중국인들의 바람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류시앙은 아킬레스건 부상을 알리지 않은채 경기에 나섰지만 끝내 기권을 선택해 큰 충격을 줬다. 4년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중국 사상 첫 육상 금메달을 가져온 뒤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던 류시앙이기에 중국인들의 허탈함은 더 컸다.
▲ 말많고 탈많았던 초호화 '장예모 개막식'세계적 영화감독 장예모가 총연출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은 중국의 역사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와 역대 가장 화려한 개막식으로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곧바로 '짝퉁' 논란에 휩싸였다. 개막식에서 노래 부른 소녀가 립싱크를 했다는 것이 알려진데 이어 피아노 연주도 가짜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소수민족 복장을 입고 노래를 부른 아이들이 사실은 모두 한족이었던 사실도 밝혀지면서 개막식의 화려함을 퇴색시켰다. 식전 중국역사의 발자취를 상징한 북경거리의 폭죽도 CG 애니메이션이었다.
▲ '메달 놓고가고, 심판 때리고' 끊임없는 판정시비
매 올림픽때마다 판정시비는 끊이지 않지만 이번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쏟아졌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84kg급에 출전한 아라 아브라하미안(스웨덴)은 판정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자신이 따낸 동메달을 매트 위에 던지고 그대로 밖을 빠져나갔다. 또 남자태권도 80kg 이상급의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쿠바)는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격분한 나머지 심판의 얼굴을 발로 차 영구제명되기도 했다.
▲영국, 사이클서 금메달 8개 독식영국이 베이징올림픽 사이클에서 사이클계를 평정했다. 영국은 이번 대회 사이클에 걸린 금메달 14개 가운데 무려 8개를 휩쓸며 메달을 독식했다. 영국의 사이클 성공비결로는 최고 수준의 장비와 유니폼, 과학적인 훈련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영국 선수들이 탄 사이클은 1대 가격이 무려 2000만원에 육박할 만큼 가장 선진화된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약물을 안돼!' 클린올림픽 선언베이징올림픽에서는 약물 근절을 목표로 매일 철저한 도핑테스트를 실시했다. 매일 4000번이 넘는 도핑검사가 이뤄져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다행스럽게도 4년전 아테네 대회(26건) 때보다 훨씬 적은 5명이 약물 복용이 적발돼 메달을 박탈당했다. 이 가운데에는 북한의 사격선수 김정수도 은메달 동메달을 반납해야 했다.
▲ 전 세계인 웃고 울린 감동 스타들올림픽 때면 메달과 관계없이 화제의 스타들이 나오게 마련이다. 남아공 여자 수영선수 뒤 투아는 왼쪽 다리가 없는 장애를 딛고 수영 마라톤 10km 경기에 출전해 감동을 자아냈다. 독일 최중량급 역도선수 마티아스 슈타이너는 금메달을 딴 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내의 사진을 들고 눈물을 흘려 전 세계를 찡하게 만들었다. 그 밖에 미스 파라과이 출신과 아랍에미리트의 공주도 각각 창던지기, 태권도에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수영 8관왕에 등극한 마이클 펠프스(사진 1,) 남자 육상 100m, 200m, 400m계주 3관왕에 오른 우사인 볼트(사진 2), 아르헨티나의 축구 2연속 우승을 견인한 리오넬 메시(사진 3). 어느 대회보다 화려했지만 '짝퉁 논란'에 휩싸였던 개막식 장면